<176> 둘쨋날, 화순에서 보성지나 회진으로... by 도시애들


서성제를 떠나는 마음은 더욱 답답해 진다. 몇분간 호수변 도로를 끝으로 이제 꽉 막힌 산속으로 들어서는 기분이다. 가파른 코너를 돌자 네비가 우측으로 유도한다. 포장은 되어있지만 한 개 차선이고 시멘트 포장길이다. 아마도 화순가는 지름길인 것 같았다. 잠시 오르니 꼭 데기에 통신장비를 보수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끝으로 차도 없고 집도 없고 인적도 없는 등산로 같은 길로 한참을 올라간다. 이곳을 오르는 까닭은 입구의 현수막 때문이다. 식사됩니다. 청국장 집의 선전문구에 이렇게 산꼭대기로 오르고 있는 것이다.

네비가 가리키고 있는 곳은 선욱복지원이라 되어있는 곳을 가니 청국장 집이 나온다. 이렇게 산골짜기에 식당이 있다니 이해가 가지는 않지만 서울근교 양평 쪽엘 가면 이런 집들은 흔히 볼 수 있는 것이기에 크게 놀랄 만한 일은 아니지만 의외로 커다란 음식점이 반갑기만 하다. 입구에 들어서니 몇몇 건물들이 들어서 잇고 손님들도 꽤 있는지 차량도 두 세대 주차되어 있다. 습관상 이곳 저곳을 찍어대고는 본건물로 들어섰다. 무척이나 넓은 식당안은 포근하기까지 하지만 커다란 유리창으로 보이는 가을의 정취는 청국장 만큼 짙게 드리운다.

[서성리 산꼴짝에 위치한 가마솥 청국장집 보물창고...]

[보물창고 건물은 주인장의 미술작업실로 쓰이고...]

[식당건물의 안쪽은 몇 개의 방과 넓은 실내로 통유리 창이 시원하게 삼면을...]

[제일 맛이 있던 땅콩자반...]

이 가마솥 청국장집 주인장은 나중에 안 일이지만 네비에 있던 "선욱복지원" 원장님이시기도 하다. 칼럼리스트 김홍님의 글에 의하면 선욱복지원 원장님의 글을 이렇게 올려놓았다. 『정신없이 앞만 보고 살아오다 어느새 지천명에 접어든 것을 알았습니다. 그간 여성운전자회등을 시작으로 사회활동을 하면서 미술학원, 놀이방에서 어린 꿈나무들과 더불어 살다가 이제 을유년 신록의 계절 6월에 눈을 뜨면 아침햇살과 함께 산새들이 지저귀고 딱따구리와 까치가 아침인사를 하는 무등산 자락 소쿠리처럼 생긴 숲속 가장자리에 새로운 둥지

황토방을 마련했습니다. "선욱복지원"이란 이름으로 새 출발하는 여기 보금자리에서 앞으로 노인들의 복지를 위해 다양한 편의 시설을 갖춰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생략』이렇게 시작하는 글을 읽고야 원장님의 더 아름다운 마음씨를 알 게 되었답니다. 그 마음씨로 만든 청국장이기에 그렇게 맛이 있었나 봅니다.

- 선욱(宣旭) 복지원에 대하여 자세히 보시려면 이곳을-

[식당앞에 흐뜨러지게 핀 국화종류...]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국화가...]

화순에서 점심을 해결하고는 이제 보성을 향해 달려가야 한다. 잠시 추곤 증을 해소하기 위하여 군데군데 멋진 곳이 있으면 차를 세우곤 하였지만 저녁 해지기전에 마량 쪽에 도착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조금 조급해짐을 느낀다. 아직은 장흥 회진 쪽이나 마량 쪽은 발전이 늦은 관계로 많은 숙박시설이 부족하여 지난번에도 강진까지 돌아 나가야 했던 기억이 있기에 화순을 우회해 29번도로를 타고 기찻길을 따라가는 국도를 이용 보성으로 내려간다. 29번 도로도 2번국도 같이 직선화 작업이 끝난 도로 이기에 80km속도로 달려 가야 한다.

[온통 주위엔 차밭으로 둘러싸여 있는...]

사실 고속화 도로에 올라서면 여행관점은 포기한 상태에 도달한다. 볼 수도 없지만 뵈지도 않고 또 속도가 빨라지면 보이는 시계도 좁아지기에 앞만보고 달리는 격이 되고 만다. 오후 3시가 넘어서 화순을 떠난 관계로 보성에 도착했을 때엔 4시가 훨씬 지난 시각이다. 보성시내를 통과해 다시 18 번국도로 갈아탄 후 잘 다듬어진 길로 조금 달리자 좌우로 차밭들이 푸르름을 잃지 않고 역광 속에 반짝인다. 마침 도로정비과정에 있어 새까만 콜타르가 짙은 내음을 뿜고 있고 이리저리 공사하는 곳이 많이 그냥 통과를 하고 만다.

[주차장 앞쪽에선 멋진 건물이더니 뒤쪽에서 보니 흉칙한 모습을...]

[저쪽길로 내려가면 영천저수지로 가게 되고...]

[잘 정돈괸 것 같은 차밭의 느낌은 신선하기만...]

[차밭으로 오르는 꼬불꼬불한 길이 정겹기만...]

원래대로 라면 계속 18번국도를 이용해 영천저수지옆으로 가는게 보통이지만 우리는 또 이곳에 온김에 빠뜨릴 수 없는 율포해변이 있기에 좌회전해 845번 지방도로 빠진다. 이곳에서 잠시만 내려달리면 시원한 해변이 나온다. 물론 차가운 바닷바람만 날리는 그런 짙은가을의 바다 이겠지만 큰기대 없이 율포해변을 달려본다. 찾아간 율포 해수욕장의 주변엔 한여름의 고뇌를 되씹듯 조용히 파도소리만 들린다. 멀리 폭죽이라도 날아들 것 같은 해수욕장의 수많던 인파들이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에 젖게 해주는 해안은 썰렁하기까지 하다.

[보성 율포해수욕장의 한산한 풍광...]

겨울바다는 이렇게 허전한 마음을 달래줄 강한 바람과 추위가 동반되지만 가을 바다는 그만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가 그냥 추억이라는 단어뿐인 것 같다. 회천 면사무소를 지나 해변도로를 시원하게 달려가면 회천면 마을을 지나 좌회전하면 다시또 끝없이 펼쳐지는 해안선을 만나 바닷 바람을 만끽하며 드라이브를 하게 된다. 20여분을 달렸을까 도로 공사 중인 용곡 선착장 코너에 잠시 발을 멈춘다. 옥섬워터파크 뒤로 터널공사가 한창이다. 아마도 수문리를 거치지 않고 장흥으로 빠지는 길인 것 같은데 공사개요를 못보아서....

[용곡 마을 윗길로 터널공사가 한창인데...]

[용곡 마을 위로는 옥섬 워터파크가 멋지게 서있고...]

[뒤로는 천관산이 앞 쪽엔 수문해수욕장과 키조개마을...]

[용곡 마을 회관 앞 선착장 뒤 노을이...]

[용곡 선착장 위 코너에서 내려다본 수문해수욕장과 뒤쪽 장재도...]

[장흥군 안양면 수문 해수욕장옆 키조개마을의 상징인 키조개 조형탑...]

시간도 늦었고 해서 이젠 어디로 빼지도 못한다. 그리고 이곳지역은 벌써 왼손가락 수보다 더 많이 다녀간 길이라 놓치기 전에 이곳 종려거리에서 일몰을 보고 천천히 회진으로 가리라 마음을 먹고 수문교를 건너 바로 좌회전해 장재도길로 들어선다. 조금 후 노을빛에 물든 정남진 종려거리에 도착을 하게 된다. 이곳은 작년에도 비오는 날 지나간 곳이다. 또 이곳은 신경쓰지 않고 그냥 큰도로로 달리면 지나치기 쉬운 곳이다. 18번 도로에서 해변으로 들어오는 다른 동네길로 들어서야 이곳을 올 수 있기에 여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된다.

- 정남진 종려거리에 대하여 자세히 보시려면 이곳을- : http://blog.empas.com/city3000/18813343

[정남진 종려마을 해안선이 아름다워...]

[습지관찰 전망대 넓은 마르바닥...]

[물빠진 갯벌에는 온갖식물들이 형형색색으로 가을을 물들이고...]

[빨간 염초고 한자리 차지하고 있고...]

[갯벌사이로 난 수로길이 끝이 안보일 정도로 멀리까지...]

[천관산앞쪽 장재도 사이로 지는 해...]

[새로 놓인 장재도 다리가 희미하게 보이고 그위로는 달빛같은 노을이...]

[정남진 종려거리 조성기념탑...]

[을시년 스럽기까지한 장재도 앞바다는 물이 많이 빠져 갯벌만 보이고...]

[출발을 기다리는 내 애마 위로는 하이얀 선을 그리는 비행기라인도...]

이제 하늘은 온통 낙조로 물들어가고 멀리 천관산 자락은 금빛으로 물들어 가는 희미하게 보이는 들판길 가운데로 질주하는 기분은 의외로 시원하기까지 하다. 천관산 스카이 라인에 불이라도 붙은 것 같은 장관인 풍광을 즐기며 컴컴해가는 해창리의 들판을 달려간다. 이윽고 어둠이 급습을 하기 시작하고 이내 주위는 어두워진다. 그러던 중 왼쪽에 저수지에 비친 일몰지난 하늘의 오랜지 색이 너무도 아름다워 길가로 차를 세우게 만든다. 해창리의 낙조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물론 낙조의 생명인 오랜지 색 하늘빛은 못미치지만 그 하늘의 아름다움은 우리가 서서 바라보기엔 너무도 훌륭한 낙조였다고 생각이 든다.

[안양면 해창리 들판을 달리다 보면 천관산 자락이 멀리...]

[안양면 해창리의 해창 저수지...]

[해창 저수지 뒷산 그 뒤 해변로로 가면 해창 나루가...]

안양면을 지나 18번 국도를 버리고 77번 국도로 갈아타게 된다. 다른 때 같았으면 이곳에서 고마리 쪽으로 들어서 해변을 누비며 달렸겠지만 이쪽으로는 숙박시설이 미비해 용산면 사무소 삼거리까지 달려 다시 23번 국도로 올라 관산읍으로 달린다. 관산읍 내를 통과 가고 싶은 장천재 입구를 지나 수동저수지 코너를 돌아선다. 이길로 내려가 회진면에 들어서게 된다. 지난번에 이곳을 들렀을 때 그래도 요즈음 새로 개발된 곳이기에 숙박업소도 꽤 있고 또 식당도 많아 하룻밤을 신세지기에 적당할 것 같아서 이곳에 여장을 풀 게 된다.

[회진의 금XX 모텔에서 하룻밤을 신세지기로...]

회진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들어선 잠자리는 좁지만 포근하게 만들어놓은 여러 가지 점이 보인다. 티븨를 씨워놓은 센스있는 커버도 그렇고 또 값은 많이 않나 가겠지만 예쁘게 접어 만든 커텐 커버라든지 마음에 드는 곳이 많은 집이다. 이곳에서 자료정리를 마치고 하루의 피로를 풀기 위해 잠자리에 들어선다. 오늘도 200km에 육박하는 산길을 달려 온 애마도 푹 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내일부터는 더욱 힘차게 달려야 하기에 항상 미안할 따름이다. 오늘도 헉헉대며 오른 산길이 아마 평지보다 더 많았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다. -<끝>-


덧글

  • ★천년지기★ 2008/01/10 16:40 #

    도시님 모습이 한참 부러워집니다..ㅎ

    오늘 소개해주신곳은 한번도 못가본곳이라는...
    보성차밭도 보고싶고..천관산 노을도 보고싶고..ㅎ
  • 도시애들 2008/01/10 23:50 #

    자꾸 그러시면 계면적어 집니다.....
    저는 두번 여행하는것 같아요..
    실제로 보고 느끼고..
    또 여행기 적으며 더욱 진하게..여행을..ㅋㅋ
    좋게 봐주셔 감사....
  • 가을남자 2008/01/13 00:14 #

    수고혔다
    내 담배갑이나 치우구 찍지...
  • 도시애들 2008/01/13 00:57 #

    우떠냐...
    담배 끊을래?
    거 끊는다고 오래사는것 아니지만
    늙은이 냄시는 안나징..케케
  • 누리모 2008/01/14 15:05 #

    캬~~노트북도 펴 놓으시공...
    밧데리가 폭발을 하나 안 하나 자주 살피셔요~(부러워서 은근히 겁주는 겁니다 참고 하셔요~)
    저어기~~천관산은 지가 가 봤지라
  • 도시애들 2008/01/15 00:10 #

    천관산 제암산 밑으로만 뱅뱅...
    벌써 열바퀴는 돌았을 진대...
    돌탑이라도 보러가야 하는데..ㅋㅋ
    토요시장 초대하실분이 있어서
    아마 올해는..ㅋㅋ 노트북은
    사진 빼서 입력해 놓기위해..그리고
    요즘 모텔은 인터넷 되는데..
    이곳은 아직도 시골...케케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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